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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 크게보기

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

저자

정병삼

발행일

2003-08-14

면수

사륙배판변형

ISBN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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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474-889-4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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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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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산자락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산사 들머리를 지나 개울과 다리를 건너 절 근처에 이르니 일주문이 나그네를 반긴다. 당간터를 지나 천왕문과 또 여러 문을 지나고 누각을 바라보며 그 밑으로 절마당에 이른다. 법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탑과 석등과 종각이 이루는 절마당은 온갖 장엄물로 부처의 세계를 이룬다. 잠시 눈을 돌려 법당에 몸을 기대고 지나온 길을 조망한다. 요사채에 들러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산신각도 들러 조사당을 찾고는 산기슭 좋은 자리에 모신 승탑과 탑비를 본다. 그리고 본절과 맥이 닿는 다른 자리에 아담한 모습으로 들어선 암자를 찾는다.
갖추어진 절은 대체로 이런 모습이다. 이렇게 절을 둘러보며 만나는 조형물들을 지면에 담아 그 의미를 새기고자 한 것이 이 책의 뜻이다. 간간이 그 장면에서 오는 느낌을 적기도 하였지만 주로 사실을 소개하는데 치중하고 거기서 얻는 느낌은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고 있던 절에 관한 생각을 다시 확인하고 절에 대한 좀더 바른 이해를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 여린 초록의 싱그러운 봄날과 푸른 숲과 맑은 물이 풍성한 여름 산사, 오색 고운 단풍의 가을과 흰눈으로 덮인 겨울 산사의 명징한 기운. 이런 좋은 철마다 좋은 절을 찾아 그 청량한 기운을 음미했으면 한다.
절은 우리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현장이다. 종교적인 뜻에서 찾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는다.
그저 산이 좋아 산에 오르다보면 대개 가장 알맞은 자리에 가장 적절한 모양새로 자리잡은 산사를 만나게 된다. 혹은 세파에 찌든 심신을 잠시 쉬고자 산사를 찾는 사람도 있고 건축이나 조각 회화 공예 등 전통문화를 탐구하는 길이 자연스레 사찰로 발길이 이어진 경우도 많다.
혼자서 절을 찾아 그냥 절을 둘러보면 말이 필요 없이 절 그 자체를 살아있는 문화의 현장으로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이 건물은 왜 여기에 있으며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저 석물은 또 왜 저기에 저런 모양으로 있는지를 안다면 절을 보는 느낌은 사뭇 달라진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찾을 수 있는 절의 모습을 대상으로 삼았다. 처음 절을 가는 사람은 물론 무심히 절에 가던 사람들도 절을 구성하는 구조물과 그 의미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름난 큰 사찰을 대상으로 전체의 구도와 각 전각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장엄물들을 직접 보며 그 뜻을 살펴보는 구상을 했다. 풍광이 빼어난 소백산의 부석사도 좋고 도회 사찰로 구성이 치밀한 서울의 봉은사도 좋다. 그러나 한 사찰을 대상으로 돌아볼 경우 미진한 부분도 있고 단조롭게 된다. 그리고 늘상 찾는 보통 절 모습과 연결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전각이나 장엄물 등 사원을 이루는 구성물 하나하나를 견주어보며 가장 빼어난 곳을 모아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