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여행길에 만난 국립 박물관 크게보기

여행길에 만난 국립 박물관

저자

윤민용

발행일

2012-08-29

면수

국판 변형

ISBN

320쪽

가격

978-89-7474-455-7

가격

18,000원

  • 트위터
  • 페이스북
  • 도서소개
  • 저자소개
  • 차례
  • 독자서평
  • 미디어서평
《여행길에 만난 국립 박물관》은 십여 년간 신문사에서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 저자가 3년 넘게 전국 곳곳에 산재한 국립 박물관 열두 곳과 박물관 인근의 관련 유적을 답사해 내놓은 책이다. 국립 박물관 열두 곳을 온 가족이 함께 들러 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명한 박물관 안내서인 동시에, 박물관의 유물과 인근 유적에서 찾아낸 우리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그대로 지면에 되살려 낸 ‘우리 역사 다시 알기 책’이기도 하다.

▣ 초등학생과 학부모만 가는 박물관?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일반적인 사람들은 박물관을 그저 “고리타분한 유물 창고”로 여기곤 한다. 그리고 관람객 대부분은 현장 체험 학습을 위해 찾아온 초등학생과 이들을 이끌고 온 교사와 학부모들이다. 여러 국립 박물관이 다양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과 어린이 박물관과 같은 친숙한 공간을 만들어 좀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연대표의 숫자를 어려워하듯이 박물관 역시 어렵고 딱딱하게 여긴다.
여행을 떠나면 들르는 모든 곳에는 무수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수려한 풍경과 맛있는 음식은 분명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길 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옛 사람들의 흔적에는 저마다 깊은 역사가 담겨 있고, 아련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보면서 우리 역사를 알아가고 이 땅에 살던 옛 사람들의 숨결을 찾아 느낄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좋은 치유제가 될 것이다. 근대화와 산업화가 이행되면서 많은 문화유산이 사라졌다 하지만, 우리 땅에는 아직도 일생 동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런 문화유산을 잠시 짬을 내 찾아본다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질 것이다.
사실 박물관만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국립 박물관은 서울, 대구, 춘천, 청주, 전주, 광주, 제주처럼 전국의 주요 도시에 자리하고 있거나 경주, 김해, 진주, 공주나 부여와 같은 역사의 고도에 자리해, 방학 기간이나 1박 2일 주말 여행 중에 얼마든지 가볍게 들러볼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저자가 안내하는, 박물관 주변의 유적을 돌아보며 역사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해 되새겨 볼 수 있다.

▣ 저마다 다른 국립 박물관의 열두 가지 색깔
박물관을 다룬 책 대부분은 국립 중앙 박물관과 같은 특정 박물관 한 곳에 집중해 그 박물관에 소장하고 전시하는 유물을 소개한다. 반면 이 책은 전국 각지에 있는 국립 박물관 열두 곳에 담긴 열두 가지 색깔을 하나하나 조명해 가며 박물관을 소개하고 유물에 대해 설명한다.
지역에 있는 전국의 국립 박물관들은 규모는 작고 얼추 비슷해 보여도 각기 고유의 색깔이 부여되어 있다. 신라와 백제의 옛 수도에 들어선 국립 경주 박물관, 국립 공주 박물관, 국립 부여 박물관은 각기 신라와 백제의 고대 유물을 중심으로 그 역사를 다룬다. 국립 김해 박물관은 가야의 철기 문화를 다루며, 국립 청주 박물관은 한반도의 중원에서 벌어진 삼국의 각축전의 흔적 그리고 고려 시대에 불교가 꽃피운 성과를 전시한다.
한편 진주성 안에 들어선 국립 진주 박물관은 임진왜란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며, 패션 도시 대구에 자리한 국립 대구 박물관은 영남 지역의 고고 유물뿐 아니라 복식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국립 제주 박물관은 화산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반영된 유물과 바다를 매개로 이뤄진 교류와 이동의 산물을 전시 중이다. 국립 춘천 박물관은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강원도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고 있으며, 예향의 고장 전라도에 자리한 국립 전주 박물관과 국립 광주 박물관에는 고대 유물과 더불어 다른 박물관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도자기 및 회화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전국의 국립 박물관을 총괄하는 국립 중앙 박물관은 고고, 역사, 미술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 박물관으로 책 한 권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방대한 유물과 문화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이 책에서는 대표 유물을 중심으로 각 전시실을 간략히 소개했다.

▣ 박물관을 나와 인근의 유적을 둘러보자!
박물관 안에 소장?전시된 유물은 그 박물관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역사의 순간 또는 역사의 숨겨진 모습을 일목요연하게 나타내 보인다. 하지만 여건상 유물이 발견된 바로 그 자리가 아닌 곳에 자리하는 바람에 역사적 맥락이나 장소성 등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실제 유물이 나온 출토지나 인근에 있는 관련 유적 등을 두루 돌아보면서 역사의 현장을 유물에 그치지 않고 문화유산 전반에서 역사적 맥락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가령 국립 진주 박물관에서 비격진천뢰와 같은 유물이나 임진왜란을 다룬 영상물을 보고서, 박물관이 자리한 진주성을 한 바퀴 둘러보며 촉석루에서 논개의 의로운 죽음을 떠올려 보고 성곽 밖을 내다보며 진주성의 격렬한 싸움을 상상해 본다면, 그때 역사는 오래 전에 사라져 버린 옛 일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 곁에서 살아 숨 쉬는 일로 다시 살아날 것이다. E. H. 카가 이야기했듯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아니었던가. 이렇듯 박물관에 머물지 않고 인근의 유적을 함께 둘러본다면 우리는 살아 있는 역사를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