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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최신 개정 8판) 크게보기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최신 개정 8판)

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
저자

조지 리처

옮김

김종덕, 김보영, 허남혁

발행일

2017-04-28

면수

153*225

ISBN

416

가격

9788974744182 04300

가격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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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의 비합리성’을 해부한 현대 사회학의 고전!
효율과 합리, 속도와 대량생산에 중독된 21세기 사회상을 예리하게 통찰한 문제작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신 개정 8판!


 
* 고전이 된 현대 사회학의 문제작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신 개정판


우리가 보내는 일상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를 돌아보자. 효율과 속도, 대량생산 덕분에 삶은 분명 ‘합리적으로’ 편리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 삶을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분명 더 나아진 삶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인간소외는 더 널리 더 깊이 고착되었고, 4차 산업혁명을 지나는 현재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소비와 노동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이미 1993년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초판에서 21세기의 이 역설적인 사회상을 예언했다. 그가 만든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는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가장 친밀하고 가장 무시무시한 사회학 용어가 되었다.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부문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편리함과 합리화에 종속되어 자연, 근본,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인에 대한 이 예언자적 통찰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는 현대 사회학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전 세계 12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맥도날드와 패스트푸드 산업은 이 책의 주제가 아니라 ‘맥도날드화’라는 과정에 대한 사례이자 하나의 패러다임일 뿐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특히 그 시스템 안에 있는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최신 개정 8판에서는 노동자들이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라는 관점에서 맥도날드화에 어떻게 지배되는지 집중 탐구한다. ‘합리성의 불합리성’을 고찰하는 동시에 ‘맥잡McJob’에서 드러나는 불합리성과 노동조합, 최저임금, 소비와 글로벌라이제이션 문제에 대한 통찰도 놓치지 않는다. 웹 2.0과 이베이화 등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맥도날드화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추가된 내용이다. 이번 최신 개정 8판 번역본은 14년 만에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는 만큼, 수정 증보된 내용에 대한 번역은 물론이거니와 변화된 한글 문법과 언어문화를 반영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문장을 손보고 다듬어 완성시켰다.



* 하나의 햄버거가 어떻게 우리 삶을 구속하는가?


맥도날드화는 종교와 국경을 넘었고 독창성과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까지 잠식했다. 아침 식사 시장과 24시간 영업까지 도입하면서, 맥도날드 방식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까지 지배하게 되었다. 초창기 미국 작은 마을에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서면 그 자체가 놀라운 사건이자 문화적인 변화였고,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 들어선 맥도날드는 미국 문화를 대표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해마다 전 세계 통화 구매력 지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빅맥 지수’는, 맥도날드가 이제 미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 퍼진 공유 가치임을 증명한다.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와 사은품에 따라 광고가 바뀌고, 이 광고의 홍수는 우리가 어디를 가든 따라다니며 의식 속에 맥도날드에 대한 친밀함을 새겨 넣는다. 현대 아이들에게는 패스트푸드, 패스트 산업이 뗄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맥도날드가 전 세계를 지배하면서 관련된 감자 생산과 가공, 목축, 양계, 도축, 육류 가공 사업까지도 맥도날드화되어 생산량이 증대되었지만,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불안정한 일자리로 이동해야 했다. ‘Mc’이라는 접두어는 신속성과 효율성, 프랜차이즈와 대량생산을 상징하게 되었다. 사실상 모든 사회 영역이 맥도날드화되었고 그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가 상징하는 속도와 소외뿐만 아니라, 노동, 교육, 의료, 섹스, 삶과 죽음, 여가, 쇼핑 등 일상에까지 침범한 ‘맥도날드화’를 흥미롭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속도감 넘치고 생생한 문장으로 학문과 일상을 넘나드는 사례를 오가며, 하나의 패스트푸드가 어떻게 미국 사회를, 나아가 현대 세계를 지배하는 요소이자 기본 원칙이 되었는지 개괄하고 있다.

* 효율과 합리로 세계를 장악한 맥도날드화의 특징
맥도날드화가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 데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맥도날드화의 특징인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그리고 통제를 핵심으로 하는 ‘합리성’ 을 지목한다.
효율성은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해 최적인 방법 선택을 의미한다. 즉 맥도날드는 배고픈 상태에서 배부른 상태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을 제공한다. 적은 노력으로 더 빨리 가질 수 있고, 효율적인 노동자는 더 빨리 더 쉽게 업무를 수행한다. 더 빨리 더 많이 처리할수록 더 많은 자본을 벌 수 있다. 연애조차 온라인상에서 간편한 이모티콘으로 진행되고 또 끝난다. 종교마저 중계방송을 통해 간소화된다.
계산가능성이란 상품의 양과 가격, 서비스에 걸리는 시간 등 양적 측면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고객들은 ‘많이 빨리 값싸게’ 제공받고 종업원도 ‘많이 빨리 값싸게’ 일한다. 양은 많고 빨리 나오는 제품이 곧 진리이다. 사람들은 양과 개수를 헤아리면서, 지불한 돈에 비해 더 많이 먹었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 결과 이익을 본 쪽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주라는 사실을 잊는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는 노동 또한 질보다는 양과 속도를 강조한다.
예측가능성은 제품과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다는 확신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특정 프랜차이즈 제품들은 같다. 내일도 내년에도 특정 브랜드 햄버거 맛은 오늘 먹은 그 맛과 같을 것이다. 누구나 그 맛을 이미 잘 알고 더 나은 맛도 더 형편없는 맛도 예상하지 않는다. 다양한 호텔 체인, 패션 브랜드, 이케아 가구 등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는 익숙한 특정 상표를 접하고 사용할 수 있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는 노동 또한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은 정해진 단계를 따라 일하며, 외모나 행동, 사고방식 또한 더 예측가능하게 통일된다. 예측가능성이 높으면 상호작용이 더 쉬워진다. 또한 동일 절차를 반복하는 업무는 더 쉽고 익숙하고 편안하다.
통제는 맥도날드를 규정하는 네 번째 특징이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는 고객도 노동자도 경영진이 원하는 행동 양식대로 움직이도록 통제된다. 줄을 서야 하고, 메뉴는 한정적이며,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고, 의자는 딱딱하다.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노동자는 업무를 정확히, 지시받은 대로만 수행하도록 훈련받는다. 기술과 조직 구성 방식도 이러한 통제를 강화하며, 통제로 인해 속도와 효율성이 높아진다.
맥도날드화의 이러한 특성들은 합리성으로 이어졌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하게 되었고, 시간과 지리적 제한을 넘어 필요한 것을 더 간편하게 얻을 수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질도 균일해졌다. 누구나 신속히, 효율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 인종이나 성별, 성적 취향, 사회적 계급과 관계없이 처우 또한 평준화되었다. 그러나 합리적인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불합리한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합리성의 불합리성’이 역설적으로, 맥도날드화의 마지막 다섯 번째 특성이다.


* 가장 합리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비인간적이다


고객을 줄 세우고 쓰레기를 직접 치우게 하면 패스트푸드점 입장에서는 효율적이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이다. 사실상 오늘날 거의 모든 패스트푸드점은 고객이 ‘일하러 가는 식당’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 앞에서도 고객은 무급 은행출납원으로 일하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무보수 노동에 쓰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효율성과 계산가능성, 양과 속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정확도와 품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점점 더 조급해지고 순간적인 만족만을 추구하며, 경험을 음미할 시간과 여유를 상실한다. 질 낮은 음식을 서둘러 먹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측가능성은 소비, 노동, 관리마저도 지루하게 만들어버린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 일하는 ‘맥잡’ 종사자들은 창의성을 발휘할 새 없이 더 빨리 더 많이 더 똑같이 일하도록 강요받는다. 때문에 이직률이 높고 이 또한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불합리성이다. 인력 변화에 따른 업무 혼란, 신규 인력 훈련 비용과 적응 시간 발생 등은 고용주에게도 불합리한 손실이다.
‘합리성의 비합리성’이 낳는 가장 큰 폐해는 비인간화이다.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제공하는 이들의 인간성과 이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시스템은 곧 비이성적이며 비인간적이다. 맥도날드화된 영역에서는 접촉이 최소화되고 교류가 사라진다. 또한 무인 테크놀로지와 조립 라인을 통해 구현되는 이 시스템에서 인간은 강력히 통제된다. 맥도날드화의 또 다른 불합리성은 획일성이다. 동일한 브랜드가 확산되면 지역 특유의 다양성과 고유성은 축소된다. 의료 분야에서도 맥도날드화와 지나친 합리화를 추구하다 보면, 환자는 의료 조립 라인에 놓인 상품과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게 된다. 의사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모든 환자를 동일한 방식으로 대해야 하므로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시간을 절약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이 저하된다.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상승시키기 위해 진행되는 의료 시스템의 합리화는, 결국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하는 원인일 수 있다. 출생과 사망 모두 비인격적인 과정이 되어가고 있다.
맥도날드화된 많은 시스템에서는 인간 테크놀로지를 무인 테크놀로지로 대체해 효율성을 높인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교육 분야도 불합리성이 더 심화한다. 혼자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교육은 비인간화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고, 교수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도 사라진다. 양적 요인을 중시하는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 논문 편수가 적은 교수는 논문의 질이 아무리 훌륭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그저 그런 논문을 대량생산하는 학자가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한 합리성의 비합리성이다.
합리화가 건강과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지점에 왔다. 패스트푸드에 들어 있는 지방, 콜레스테롤, 염분, 설탕은 직접적으로 건강을 해치고, 어릴 때부터 나쁜 식습관을 심는다. 맥도날드화가 환경에 끼친 악영향은 규모가 더 크다. 육류 생산과 소비 증가로 인해 토지는 황폐해지고, 기후변화, 수질 및 대기오염, 물 부족, 생물다양성 감소 등 수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속도가 빠르고 이동이 잦고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맥도날드화는 생태계에 거대한 피해를 주는 방식인 것이다.


* 맥도날드화의 이론적 토대, 베버의 ‘관료제’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에서 저자는 합리화로 인한 불합리성을 설명하기 위해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관료제와, 프레더릭 W. 테일러가 창안한 ‘과학적 관리’ 개념을 가져온다.
베버는 합리화 과정에 대한 이론을 통해 근대 서구 세계가 합리화된 과정 즉 효율성, 예측가능성, 계산가능성, 인간을 통제하는 무인 테크놀로지에 의해 지배되어온 과정을 기술했다. 베버는 이 형식합리성의 전형적인 예인 관료제가 최적의 목표 달성에 있어 이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바로 합리화 그리고 맥도날드화의 기본 특성과 같다.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최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며, 견고한 규칙과 규제가 있으니 관료제의 작동 방식은 고도로 예측가능하다. 관료제는 인간에 대한 통제를 강조하므로 스스로 판단할 필요가 사라져 인간은 로봇이나 컴퓨터를 닮아간다. 베버는 관료제가 점점 더 합리화되고 그 합리성의 원리가 점점 더 많은 사회 영역을 지배하게 되리라는 점을 가장 두려워했다. 그는 사람들이 합리적 구조에 갇혀, 하나의 합리적 시스템으로부터 또 다른 합리적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사회를 예견했다. 합리화된 교육기관을 졸업하면 합리화된 직장에 들어가고, 합리화된 여가 환경으로부터 빠져나오면 합리화된 가정으로 이동한다. 사회는 결국 합리화된 구조들의 촘촘한 그물망이며, 탈출할 길은 없다. 
과학적 관리 역시 예측가능성을 매우 강조한다. 테일러는 도구와 작업 과정의 완벽한 표준화를 추구했고, 노동자가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일하도록 하고, 일관성 있게 높은 수준으로 작업하게 하는 분명하고 상세한 표준을 원했다. 과학적 관리는 노동자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무인 테크놀로지를 낳았다. 과학적 관리는 인간을 소모품으로 간주하고 취급하는 비인간적인 체계였다. 더욱이 이 시스템에서는 노동자들이 소수 업무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숙련 기술과 역량 중 상당 부분은 이용하지 못한다.
‘관료제’와 ‘과학적 관리’ 그리고 자동차 산업에서 처음 도입되어 효율성을 높인 ‘조립 라인’이 결합되어, 생산 합리화를 통해 대량생산과 거대한 부를 이루었으나 이는 비인간적인 부작용을 낳은 맥도날드화의 토대가 되었다.


* 스타벅스, 이베이, 웹2.0은 탈맥도날드화의 징후일까?


이렇듯 맥도날드화를 규정하는 관료제, 조립 라인, 과학적 관리 등은 산업사회의 개념과 시스템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출현하고 지식과 정보 처리 분야가 성장하면서 탈산업사회로 진입한 이후, 판에 박힌 듯 일하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창의적인 지식 노동자가 더 중요해졌다. 위계 구분이 수평적으로 달라지고 조직 구조는 통합되며,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행동이 증가하고, 창의성을 강조하는 고용 정책을 채택한다. 탈맥도날드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조지 리처는 이번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신 개정 8판에서, 맥도날드화의 권력과 범위가 쇠퇴하는 경향과 그 대안으로 거론되는 ‘스타벅스화’, ‘이베이화’, ‘웹 2.0’에 대한 분석까지 놓치지 않는다.
스타벅스가 맥도날드화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고품질을 지향하고, 매장을 고객 스스로 연출하는 하나의 경험 소비 시장으로 구축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노동 문제, 복리 후생 문제로 비난받는 데 반해, 스타벅스는 공정무역 커피 활용과 종업원 우대 등으로 착한 기업 이미지를 쌓으려 했다. 그러나 ‘스타벅스화’는 사실상 맥도날드화의 보다 세련되고 발전된 형태일 뿐이다. 고객 대부분은 테이크아웃을 선호하며, 스타벅스는 홍보만큼 종업원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공정무역 커피의 사용 비율도 매우 미미하다. 또한 명백히 맥도날드화의 원리에 따라 운영된다. ‘효율성’ 면에서 고객은 줄을 서 커피를 주문하고 대개 바로 나간다. 로고와 매장 인테리어, 커피 내리는 방식 등 전 세계 어떤 매장을 가도 스타벅스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바로 ‘예측가능성’이다. 비싼 가격과 사이즈별 양에 대한 강조에서 ‘계산가능성’이 드러나며, 자동화된 에스프레소 머신 즉 무인 테크놀로지를 통해 업무와 노동을 통제한다. 비싼 가격과 엄청난 이윤, 다양하고 고유한 동네 카페를 몰아내는 현상, 과도한 크림과 설탕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문제 등, 맥도날드화와 유사한 ‘합리성의 불합리성’은 스타벅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이베이화의 기본 특성은 다양성, 예측불가능성, 시장매개통제다. 다양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제한하거나 제거하고, 시장을 더 잘 통제하는 맥도날드화된 시스템과 차별점이 엿보인다. 그러나 광범위한 수많은 상품 등록을 분류하고, 검색 가능하게 하고, 등록과 주문을 용이하게 하는 맥도날드화된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베이의 다양성은 흔들린다. 판매 품목과 가격에서 나타나는 의외성으로 인해 이베이가 예측불가능성이라는 특징을 보이긴 하지만, 각 품목의 등록과 판매를 둘러싼 과정은 고도로 예측가능하다. 검색 결과 최상단에 ‘파워셀러’가 내놓은 상품이 올라온다는 사실도 예측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따라서 이베이 역시 완벽한 탈맥도날드화라고 볼 수 없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웹 2.0은 웹 1.0과 차별화되었다. 웹 1.0의 콘텐츠는 대부분 공급자 생성 콘텐츠였고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한정적이며 예측가능성이 높고, 웹사이트가 만들어지면 영원히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예측가능성을 높인다. 작업하는 사람들의 일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이다. 사이트를 개선하거나 사용자의 요구나 불만을 충분히 해결해주기 위해 인간의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사용자가 스스로 사이트를 바꾸거나 고도의 창의성을 발휘해 활용할 수 없다. 웹사이트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사용자 모두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므로 불합리하다. 그러나 웹 2.0에서는 소비도 생산도 모두 사용자가 한다. 페이스북에서 프로필과 인적 네트워크는 사용자가 생산하고 사용자가 소비한다. 사용자의 기술과 역량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웹 2.0에서는 웹 1.0이 갖는 합리성의 불합리성이 감소하거나 제거되었다. 한편 웹 2.0은 특히 사용자 입장에서 웹 1.0보다 덜 효율적이다. SNS에 포스팅을 하고 댓글을 달고, 후기를 쓰고, 상품을 훑어보는 데 사용자가 쓰는 시간과 에너지는 웹 1.0에서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투입된 시간이나 노력의 양과 관계없이 산출물의 질을 더 중시하는 웹 2.0 사이트에서 예측불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웹 2.0 사이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확히 양적으로 계산해내기도 매우 어렵다. 웹 2.0에도 분명 컴퓨터와 인터넷 등 무인 테크놀로지가 동원되지만 인간 사용자의 역할이 더 크고 중요하다. 다시 말해 웹 1.0에서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완전히 통제했던 반면, 웹 2.0에서는 인간이 테크놀로지에 대한 통제권의 일부를 되찾아왔다. 웹 2.0은 분명 웹 1.0에 비해 훨씬 더 인간적인 테크놀로지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 때문에 웹 2.0은 계산가능성, 효율성, 예측가능성, 무인 테크놀로지를 통한 통제력을 일정 정도는 상실했다. 그러나 이러한 맥도날드화의 특성이 웹 2.0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베이나 페이스북 같은 웹 2.0 사이트에서 콘텐츠는 개인화되고 창의적으로 생산되지만, 맥도날드화 현상은 그 사이트와 근본 구조에 여전히 존재한다.


* 세계를 지배하는 맥도날드화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


점점 더 확장해가는 맥도날드화가 낳은 수많은 불합리성에 직면해 우리는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 저자는 크고 작은, 집단적이고 개인적인 다양한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어떤 조직이든 지나친 팽창을 조심해야 한다. 조직이 너무 커지면 합리적인 원칙, 관료제, 기계적인 업무 방식과 환경을 적용해야 제대로 작동하는 시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는 패스트푸드와 낮은 가격을 강조하는 광고에 저항할 수 있다. 더 직접적으로 맥도날드화에 맞서는 집단 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 국제적인 규모로 펼쳐지는 맥도날드 반대 운동, 대형 할인점 반대 운동, 최저임금 인상과 맥잡 분야 전반의 임금 인상 운동 등의 사례도 많다.
그 대표 격인 슬로푸드 운동은 1980년대 중반 로마에 맥도날드가 들어오는 데 반대해 조직된 풀뿌리 운동에 기원을 둔다. 획일화된 음식에 반발하며 먹거리 생산, 요리 방식, 재료에까지 지역의 고유성을 담아내려는 운동이다. 관련해 도시 보존이 목적인 슬로시티 운동은 음식을 넘어서 예술, 건축, 생활양식, 문화를 맥도날드화에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사상은 이동을 줄이고 천천히 여행하며, 오래 머물고, 여행하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느린 여행과 관광’ 등 다른 영역에까지 퍼져나갔다. 맥도날드화된 모텔 체인에 질렸다면 가정집 분위기인 방과 주인이 직접 만든 조식을 제공하고 손님 각각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민박이나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개인 소유 숙소를 빌릴 수 있다. 너무 거대해져서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잃어버린 교육에 반발해, 전통적인 학과 구분을 없애고 알파벳이나 숫자가 아니라 상세한 서술식 평가 방식으로 돌리는 학교들도 있다.
저자는 개인적인 차원의 노력들로, 아파트나 공공 주택단지에 살지 말고 정형적이지 않은 환경을 선택하라고 제안한다. 가능한 한 반복적인 일과를 피하되 매일 해야 하는 같은 일이라도 다양한 다른 방식으로 하고, 할 수 있는 한 어떤 일이든 직접 하라고 권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맥도날드가 아니라 동네 음식점을 애용하고,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에서 일하고 있다면 더 인간적인 노동조건을 만들기 위해 동료들을 규합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이 최악의 상황으로 과잉되는 상황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맥도날드화된 세계에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하루 중 몇 시간 또는 생애 중 몇 년이라도 맥도날드화를 벗어날 수 있는 틈새를 발견하고 활용하게 된다. 그러한 노력 자체에도 이미 가치가 있다. 합리화되지 않은 개인적, 집단적 분투 속에서 진정으로 인간의 이성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과 합리라는 명분 아래 맥도날드화는 발전했다. 비정규직 고용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고 비인간화와 인간소외 등 맥도날드화가 지닌 합리성의 불합리성도 더 확장될 것이다. 인간 노동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여기의 사회와 삶을 돌아보는 사회학적 통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저자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바탕을 두고 맥도날드화를 비판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의 구속에서 벗어나되 그 체계 덕분에 가능했던 기술적 진보를 활용한다면, 우리는 더 사려 깊고 유능하며 창조적이고 다재다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화가 둔화한다면 사람들은 잠재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다. 맥도날드화로 인한 가능성과 제약’ 모두를 보아야 한다. 맥도날드화된 시스템 덕분에 많은 것들이 가능해졌으나, 한편 많은 것들을 잃기도 했다. 맥도날드화는 현대 우리 사회를 가르고 나누는 ‘양날의 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