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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비판적 사고와 시민성 교육을 위한 안내서 크게보기

논쟁 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비판적 사고와 시민성 교육을 위한 안내서

저자

넬 나딩스, 로리 브룩스

옮김

정창우, 김윤경

발행일

2018-08-22

면수

148*210

ISBN

400

가격

9791161727196

가격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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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DKG 교육저술상 수상작” “2017 미국교육협회(AESA) 비평가 선정작”
넬 나딩스의 교육철학을 만나다!

배려와 돌봄에 주목한 대표적인 여성주의 학자이자 존 듀이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인 교육철학자로 알려진 넬 나딩스와 그녀의 딸 로리 브룩스가 공동 집필한《논쟁 수업으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이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논쟁적인 쟁점에 대한 탐구가 어떻게 비판적 사고력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건강한 인간관계와 강력한 참여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가를 설득력 있게 다룬다. 학생들을 교육적 차원에서 어떻게 논쟁에 고무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지, 다양한 논쟁적 쟁점에 대한 탐구가 교실을 어떻게 활기차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하며, 그동안 배움의 주제가 아니었던 권위, 종교, 젠더, 인종,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빈곤, 정의, 애국심 등 다양한 논쟁적 쟁점을 가지고 학교 현장에서 논쟁 수업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넬 나딩스의 교육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교육 전문가에 의해 공동 번역되었다. 안성시 양진중학교 도덕 교사인 김윤경 박사는 <봉사학습의 도덕교육적 함의와 교사의 역할: 나딩스의 교육이론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펴낸 넬 나딩스 연구자다. 그리고 도덕교육과 인성교육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서울대 윤리교육과 정창우 교수 역시 넬 나딩스의 교육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교육 전문가다. 그가 아니라면 넬 나딩스가 책 곳곳에서 강조하는 비판적 사고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도덕적 가치와 개념들을 이처럼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범대학에서 교사를 가르치는 교육자와 학교 현장에서 일선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두 교육자의 조합은 이론과 실제를 넘나드는 이 책의 장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특히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실정을 고려하여 번역하고 친절히 해설(옮긴이 주)을 단 점은 책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무엇보다 넬 나딩스의 전작 《21세기 교육과 민주주의》를 번역한 바 있고, 민주시민교육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국내에 소개한 부산교대 심성보 교수는 추천의 말을 통해 이 책의 핵심인 논쟁 수업과 민주시민교육의 연결고리를 명쾌하게 짚어냈다.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훌륭한 업적이 많아 민주시민교육 영역을 대표하는 학자인 만큼 그의 추천사는 이 책을 더욱 빛낸다.
이 책은 다양한 사회?경제 계층을 가로질러 대화를 권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비판적 사고 교육이 참여 민주주의 사회에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계발하도록 돕는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논쟁 수업을 어떻게 활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탐구하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열린 교육을 지향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민주시민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교사와 교육자들에게 추천한다.


왜 논쟁 수업인가?
이 책의 집필 동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은 서로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능력은 우리의 학교에서 길러져야 한다.” 저자들은 비판적 사고가 교육의 주된 목표로 강조되는 현실에서 비판적 사고의 목적이 논쟁에서 반드시 이기는 데 있을 필요가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오히려 보다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서로 동의할 만한 핵심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논쟁 수업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도구로서 민주시민의 필수 덕목인 타협과 관용, 공동체 의식 등을 기르는 데 얼마나 유용한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흔히 좋은 교사에 대해 갖는 가장 공통적인 오해 중 하나는 논쟁적인 쟁점으로부터 가급적 피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적 중립성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수동적이고 고정된 교과 지식만을 가르치고 습득하도록 만든다.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을 가진 이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차이를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교육 풍토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가로막고 이들이 주체적인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데 장애가 될 뿐이다.
이 책은 사회적이고 학문적인 차원의 논쟁이 교실 밖에서만이 아니라 안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나 입장이 있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갈등과 논쟁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학생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논쟁거리를 통해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답과 오답만을 가르치는 학교교육이 대화와 토론을 통한 열린 교실로 바뀌어야만 민주주의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는 풍요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논쟁 수업,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이 아닌 논쟁거리로 가르치라!
만약 교실에서 종교적 관점의 창조론과 과학적 관점의 진화론을 다룬다고 해보자. 이 두 관점 간에 발생하는 흥미로운 차이점은 어느 수업에서 논의할 수 있을까? 논쟁에 대한 토론 없이 어느 교과에서는 X가 맞는다고 하고, 다른 교과에서는 X가 틀리다고 한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논쟁 수업이 교실을 활기차게 바꾸는 데 얼마나 유용한지를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논쟁 수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위와 같은 의문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을 제시한다. 그 기조에는 논쟁을 다루는 학제적 접근법이 있다. 논쟁적인 쟁점에 대한 수업을 특정 교과에서 도맡는 형태가 아니라 모든 교과에서 실시해야 하고, 가능하면 교과 간 융합수업을 통해 학제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저자들은 논쟁 수업에서 과거와 현재의 중대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감추어졌거나 축소되었거나 미화된 것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역사 수업에서 자국의 훌륭한 역사를 아는 것만큼 자국의 ‘우울한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때 바로 교육적 중립성이 중요해지는데,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주입하기보다 경합하는 다양한 입장이 있음을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논쟁 수업의 목적은 정답을 찾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서로 다른 다양한 입장이 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견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데 있다. 논쟁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은 질문할 수 있어야 하고,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힘주어 말한다.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첨예한 논쟁적 이슈들을 짚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논쟁적 쟁점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권위, 종교, 젠더, 인종, 미디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계층, 빈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평등과 정의, 애국심 등의 다양한 주제들은 비단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중요한 사회적 쟁점들로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젠더 문제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여성 평등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이견이 없지만, 현실에서 여성 평등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면 막막할 때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은 여성 인권의 역사를 공부하며 토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또한 책 곳곳에서 역사적 업적과 과오를 동시에 지닌 인물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친일 문학인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학교교육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남북전쟁 이전의 많은 미국 지도자들이 대부분 노예 소유주였거나 노예제 동조론자였다며, 이러한 인물들의 업적과 과오를 공정하게 평가할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외교적으로 빈번한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이 책에서 훌륭한 역사만이 아니라 역사적 과오 역시 주의 깊게 성찰해야 한다는 애국심을 다룬 장에서도 풍부한 함의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애국심이란 정부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바탕을 이루는 원칙에 진실하게 충성하는 것이라며 애국심을 지닌 국민은 자국이 왜 옳은지 일방적으로 혹은 편향되게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나라가 되도록 역사적 과오를 분석하고 인정하며 비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시민으로 이끄는 교육의 미래를 제시하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 대화와 토론이 아닌 왜곡되고 고착화된 이념적 틀 안에서 다루고 있다. 더군다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완화시키기보다 보수 혹은 진보와 같은 이념 대립의 함정에 빠져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정치교육’인 민주시민교육이 들어서기란 요원해 보인다. 이에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따른 ‘서울형 민주시민교육 논쟁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도록 돕는 교육법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수업 방식이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강압적인 교화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논쟁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게 하며, 학생 자신의 이해관계를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은 이러한 교육 현안이나 정책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책은 학교에서 소홀히 하거나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교과나 지식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가가 의도적으로 제외하거나 교사 혹은 교육 당국이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가르치지 않거나 축소하여 다룬 주제와 역사적 사례들 역시 학생들을 올바른 인성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이끄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교사들은 ‘올바른 인성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교육 목적이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에서 빠트리고 있는 것은 없는지, 가르치는 방법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