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 시대에 가려진 이름, ‘가야’
가야 고분에 잠들어 있던 철기 유물들이 깨어나
들려주는 500년 가야의 문화와 역사!
하룻밤 꼬박 삼국 시대 유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가야’의 모습과 만나는 시간
김유신 장군을 알고 있나요? 알에서 태어난 수로왕 설화는요? 가야금 연주를 들어 본 적은 있고요? 이들을 설명하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가야’ 출신이라는 점이죠. 가야라는 이름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고요? 우리와는 상관없는 역사일 것 같다고요?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삼국 시대를 떠올릴 때 우리는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만 이야기하곤 해요. 같은 시기 가야가 함께 존재했다는 사실은 비교적 익숙하지 않지요. 하지만 가야는 김수로왕의 건국 이후 뛰어난 철기 문화와 해상 교역을 바탕으로 고대 사회의 한 축으로 성장해 나갔어요. 여러 작은 나라들이 모여 자율적인 연맹 체계를 이루고, 서로 다른 문화를 유지한 채 공존하며 약 500년 동안 역사를 이어 갔고요.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에는 이제껏 우리가 모르던 가야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어요. 어느 날 덩이쇠, 망치, 모루…… 등 고분 깊숙이 묻혀 있던 가야 유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박물관 삼국 시대 수장고로 옮겨지며 시끌벅적한 가야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갑작스러운 가야 유물들의 등장으로 삼국 시대 유물들 사이에는 소란이 일어나고, 유물들의 대화를 통해 가야의 시작부터 성장, 전쟁과 교류, 그리고 멸망 이후까지 ‘진짜 가야’의 시간이 펼쳐지거든요. 수장고의 유물들이 모여 한바탕 수다를 떠는 사이, 어린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가야를 둘러싼 삼국 시대의 역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거예요.
신라가 삼국 시대 통일을 하게 되면서, 가야 역시 신라에 병합되며 역사 속에서 그 이름이 사라지고 말아요. 하지만 가야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지요. 가야 사람들은 신라 사회 속에서 그들의 삶을 이어 갔고, 철기 기술과 토기 문화 역시 주변 여러 지역으로 전해지며 계속 발전해 나갔으니까요. 이 책에서는 가야 멸망 이후에도 이어진 가야 사람들과 문화의 흔적을 이야기하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역사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전해 주지요. 특히 신라의 명장으로 삼국 통일 과정에서 큰 활약을 했던 김유신 장군이 금관가야 왕족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가야 역사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가야 고분군을 통해
다시 만나는 가야의 문화와 역사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가야를 잘 알지 못했을까요? 고대 한국사가 고구려·백제·신라를 중심으로 정리된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연구되어 왔고, 가야를 직접 기록한 문헌이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가야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가 있어요. 바로 옛 가야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분군이에요. 무덤 속에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기술, 다른 나라와의 교류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기록이 부족한 가야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 줘요. 이러한 가치는 세계에서도 주목받아, 가야 고분군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은 잠들어 있던 가야 고분 속 유물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가요. 삼국 유물들이 묻고 가야 유물들이 답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린이 독자들은 그 수다에 함께 참여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지요. 철기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한 모습, 바다와 강을 따라 이루어진 활발한 교류, 때로는 협력하고 경쟁했던 가야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까지, 500년 가야 역사의 흐름이 살아 있는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가야를 둘러싼 논쟁들, 생각하는 역사 읽기
질문을 따라가며 만나는 살아 있는 가야 이야기
《철의 왕국 가야로 가자: 덩이쇠가 들려주는 가야의 비밀》에서는 가야를 둘러싼 다양한 질문과 해석도 함께 소개해요. 가야가 중앙집권 국가로 나아갔다면 삼국 통일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가야는 고대 일본 ‘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왜 지금에까지 가야를 둘러싼 역사 논쟁이 이어지고 있을까? 등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해 보도록 이끌어요. 단정적인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논쟁이 생겨난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고, 유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형식을 통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요.
오랫동안 박물관 학예사로 일하며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연구해 온 김영숙 작가는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은 가야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흥미롭게 전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어요. 삼국 유물들과 가야 유물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가야의 시작과 성장, 변화와 멸망 이후까지 500년의 시간이 하나의 이야기로 펼쳐져요.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은 덩이쇠의 안내를 따라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만나던 가야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살아 움직이는 역사로 받아들이게 될 거예요.
또한 책의 마지막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7개 가야 고분군의 정보와 사진 자료를 함께 담아, 가야의 흔적을 더욱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요. 유네스코는 가야 고분군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자, 이제 잠들어 있던 철기 유물들이 깨어나 잊혀진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500년 가야의 시간과 만나 보세요!
■도서 내용
“가야는 삼국 시대의 한 부분을 차지했어. 한반도 남부에서 가야만의 역사를 이어 갔지. 동쪽 낙동강 일대에서 서쪽 지리산의 섬진강까지, 남쪽 남해의 끝에서부터 북쪽 가야산에 이르기까지 가야 땅이었어.”
덩이쇠의 말에 수장고 유물들이 왁자그르르 야단이야. 그때 누군가 말했어.
“삼국 시대의 대표는 고구려, 백제, 신라야. 가야가 함께 있었다고 한들 보잘것없는 나라 아니야?”
보잘것없는 나라라는 말에 덩이쇠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리고 통일을 이루었다는 건 모두 알잖아. 가야는 고구려, 백제보다 고작 100년 먼저 신라에 무너졌을 뿐이야. 그런데도 고구려, 백제, 신라는 서로 각축을 벌인 나라로 기억하고, 가야만 쏙 빼 버렸으니 억울할 만도 해.
- 28~29쪽
가야 연맹도 하나의 나라로 뭉쳤다면 어땠을까? 모루의 바람대로 신라에 무너지지 않을 힘을 키웠을까? 하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어. 가야는 가야만의 특수한 상황이 있고, 크고 작은 사건 속에서 역사가 흘러갈 뿐이야.
“완전 프리 스타일이네! 필요할 때 모였다가, 다시 흩어져서 살아가고. 상당히 앞서간 방식 같은데?”
“미래에서 온 나라 같아. 지금의 유럽 연합 상황과도 비슷해. 유럽 연합의 회원국이던 영국이 이득이 없다고 빠졌다가 다시 가입할지 고민하기도 하잖아.”
유물들의 반응에 모루는 힘이 났어.
“프리 스타일, 맞는 말이야. 가야 연맹에 속했다가도 언제든 연맹에서 빠지는 자유가 보장되었으니까. 그래서 가야 연맹의 크기나 범위도 늘 같지 않았지.”
- 35쪽
“생각해 봐! 나무칼과 쇠칼이 붙으면 어느 쪽이 이길지, 나무 호미와 쇠 호미로 흙을 버르집으면 어느 쪽이 빠를지. 강한 무기와 농기구는 곧 나라를 이끄는 힘이 되는 거야. 게다가 가야는 군사들은 물론이고 말에게도 철갑옷을 입힐 정도로 철기가 풍부했다고.”
“말이 철갑옷을? 가야는 철의 끝판왕이네!”
금관가야의 ‘금관’은 ‘쇠를 관리한다’는 뜻이야. 그 이름에서도 금관가야의 수준 높은 철기 문화를 짐작할 수 있지. 낙동강 일대에는 철광석이 풍부했는데, 품질 좋은 철 자원 덕분에 철제 농기구와 무기를 만드는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켰던 거야.
- 43~45쪽
궁지에 몰린 신라가 도움을 청한 곳은 고구려였어. 광개토 대왕은 보병과 기병을 합한 고구려 군사 5만 명을 신라에 보냈어. 막강한 고구려 군사들이 나타나자, 신라 땅에 있던 왜군은 금관가야로 도망을 쳤어.
고구려군은 도망치는 왜군의 뒤를 끝까지 쫓았어. 금관가야는 졸지에 전쟁터로 변해 버렸어. 금관가야의 기마 무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맹하게 싸웠지만, 고구려 군사에게는 당해 낼 수 없었지. 끝내 금관가야는 종발성에서 항복하게 되었어. 이런 사정으로 수많은 가야 백성이 목숨을 잃고 금관가야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어. 그러면서 주변 가야국들도 분열되고 말았지.
망치는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가야가 격동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유물들은 손에 땀을 쥐었어.
“아이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더니! 금관가야가 무슨 죄야?”
“고구려와 백제가, 또 백제와 신라가 힘을 겨루는 틈바구니에 끼어 가야가 시달렸구나.”
유물들은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지.
- 75~76쪽
이 멋쟁이 국자는 일본의 남쪽 섬 오키나와의 야광조개로 만든 거야. 야광조개는 한반도에서 나지 않는 조개라서 모습이 좀 낯설지? 일본산 조개로 만든 국자가 어쩌다 이곳 박물관까지 오게 되었을까?
“반겨 줘서 고마워. 난 대가야 고분에 묻혀 있었어.”
야광조개의 말에 유물들 모두 깜짝 놀랐어. 그중 누군가 장난스럽게 말했어.
“어떻게 대가야까지 왔어? 헤엄쳐 왔나? 헤헤.”
“대가야가 왜와 교역한 증거 아니겠어?”
“가야는 국제적인 교역이 무척 활발했나 봐. 무덤 껴묻거리에 왜에서 만든 국자를 다 넣고 말이야.”
- 108~109쪽
글 김영숙
땅속에 숨겨진 유물과 시간 속에 잠든 이야기를 찾는 일에 빠져 살아요. 대학에서 고고인류학을, 대학원에서 박물관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치의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화성시 독립운동기념관에서 학예사로 일했어요.
《돌아올 수 없는 섬, 군함도》,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세종대왕이 뿔났다》,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 《쉿, 우리 집 밑에 백제가 살아요》 시리즈 등 여러 책을 썼어요. 쓴 책 중 《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는 세종도서로, 《세계를 놀라게 한 겨레과학》은 과학기술부-과학문화재단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고, 《무지개 도시를 만드는 초록 슈퍼맨》과 《조잘조잘 박물관에서 피어난 우리 옷 이야기》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어요. 앞으로도 재미난 역사를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꾼으로 살고 싶어요.
그림 김민준
나무가 많은 집에서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지내며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빅데이터가 뭐예요?》, 《공유 경제가 뭐예요?》, 《맞아 언니 상담소》, 《빅티처 황농문의 몰입 발전소》, 《쫄쫄이 내 강아지》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비 내리는 날》이 있습니다.